
임플란트 경제학/김예성 저/리더십충전소 출판/2026년 3월 30일 발행/정가 180,000원
이미지=더건강한주식회사
국내 연간 임플란트 시술 건수는 수백만 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식립 후 환자가 같은 병원에 재내원하는 비율은 업계 평균 2%에 머문다. 98%의 환자는 임플란트를 심은 뒤 다시 그 병원 문을 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단순한 환자 이탈 문제가 아니다. 임플란트 의료의 구조적 공백이다.
치과위생사이자, 경영학 박사인 더건강한주식회사 김예성 대표는 바로 이 공백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치과위생사로 임상 현장을 경험한 후 경영학 박사 과정에서 임플란트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연구했다. 현장과 학문, 두 축의 언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저자가 올해 3월 출간한 「임플란트 경제학: 가격결정력의 비밀」은 그 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단순하다. 임플란트를 심은 다음 날부터 환자 데이터는 사실상 방치된다. 병원은 수동 리콜에 의존하고, 환자는 문제가 생길 때만 내원한다. 분쟁이 발생하면 관리 기록이 없어 책임 소재조차 불분명해진다.
저자는 이를 치과위생사의 시선으로 포착한다. 임플란트 사후관리의 실질적 실행자(리콜을 집행하고, 자가검진을 안내하며,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역할)는 대부분 치과위생사가 수행한다. 그러나 그 역할에 걸맞은 체계와 언어는 지금껏 마련된 바 없었다. 이 책은 그 공백에 구조를 부여한다.
책에서 저자는 임플란트 산업의 진화를 다섯 단계로 분석한다. 황금기·팽창기·혼란기·전환기를 거쳐, 현재는 ‘융합기(Stage 5)’에 도달했다는 진단이다. 융합기의 핵심은 하나다. 시술의 완성도만으로는 병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식립 이후의 관계, 즉 POST-IMPLANT 영역이 병원의 생존과 직결된다.
저자가 개발한 ILS(Implant Lifecycle System)는 CAJ(크라운-지대주 접합부) 기반 61개 항목의 가중치 알고리즘으로 환자의 임플란트 상태를 0~100점의 ILS 스코어로 수치화한다. 특허 출원(제10-2026-0001301호)이 완료된 이 시스템을 파일럿 적용한 결과, 리콜 응답률은 71.5%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약 2%) 대비 약 36배에 달하는 수치다.
ILS 스코어는 단순한 검진 도구가 아니다. 전문가 임상 데이터(26개 항목)와 환자 자가검진 PRO 데이터(30개 항목)를 독립 변수로 통합해 점수를 산출한다. 환자가 타 병원으로 이동해도 ILS ID를 통해 이력이 유지되므로, 데이터 연속성이 병원의 핵심 자산이 된다. 분쟁 발생 시에는 관리 이력이 근거 자료로 기능한다.
치과위생사에게 이 시스템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던 사후관리를 데이터로 표준화하고, 그 실행 주체로서의 역할을 구조화한다. “빈도는 자동화, 밀도는 사람”이라는 저자의 원칙은 자동화 시스템이 처리하지 못하는 신뢰 축적의 역할을 치과위생사가 담당해야 한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저자는 POST-IMPLANT 고객관리를 8 Re-Wheel 모델로 구조화한다. 인식(Recognition)→등록(Registration)→재소환(Recall)→재검진(Re-check)→재교육(Re-education)→유지(Retention)→회복(Recovery)→추천(Referral)의 8단계다. 이 흐름은 단순한 업무 프로세스가 아니라, 병원의 CLVC(고객생애가치)를 설계하는 경제 구조다.
저자가 제시하는 CLVC 분석은 현장에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첫 내원 가치는 전체의 6%, 재내원 가치는 27%, 소개(Referral) 가치는 67%를 차지한다. 리콜 한 번이 단순 예약이 아니라 병원 매출 구조 전체를 재편하는 레버라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한다. 치과위생사가 집행하는 리콜 한 통화의 경제적 무게가 이 숫자 안에 담겨 있다.
임플란트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 이 책은 가격을 낮추는 방향이 아니라 가격결정력(Price Maker)을 회복하는 방향을 논한다. Price Taker로 전락한 병원이 다시 Price Maker가 되는 경로는 시술 기술의 차별화가 아니라, 식립 이후 관계의 차별화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논지다.
환자가 병원을 이탈하지 않는 구조, 데이터로 축적되는 신뢰 자산, 관계가 유지되는 임플란트 생애주기,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임플란트 경제학’의 실체다. 치과위생사는 이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접점에 서 있다. POST-IMPLANT 시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 책은 경제학의 언어로 묻는다.
출처 : 치위협보(http://news.kdha.or.kr)